
이번 개봉작 오딧세이 영화는 오랜 세월 잊고 지낸 그리스로마 신화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할만큼 흥미로웠다.
전쟁에서 승리한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귀향하는 10년간의 이야기라는 비교적 간단한 스토리에 등장인물 몇 명에게 구도가 맞춰져 있었다. (트로이 전쟁 10년, 귀환여정 10년)
영화를 보고 그리스로마 신화의 전체 배경과 저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인물들의 심리와 마음 속 욕망에 대해 관심이 갔다.
* 영화속 주요 등장 인물
오디세우스 (주인공)
- 이타카 섬의 왕
- 힘보다 지략으로 유명
- 트로이 목마 작전을 만든 인물
- 집으로 돌아가려 하지만 신들의 방해를 받음
페넬로페
- 오디세우스의 아내로 남편을 20년동안 기다림
- 구혼자들에게 시달리나 베짜기 속임수로 계속 미룸
- 지혜와 지략으로 궁전과 재산, 아들의 문제를 관리하면서 왕가를 지켜냄
텔레마코스
- 오디세우스의 아들
- 아버지가 떠날 때는 아기이나 성장하면서 아버지를 찾으려 함
아테나
- 지혜·전략·기술·전쟁의 지략의 여신으로 오디세우스를 가장 많이 도와주는 신
- 단순한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오디세우스의 지혜가 발휘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 줌
- 오디세우스를 변장시키고, 정보를 주고, 사람들을 움직이고, 때를 기다리게 함
포세이돈
- 바다의 신이며 오디세우스의 적
- 오디세우스가 아들(폴리페모스)의 눈을 멀게하여 복수함

*오디세우스의 지혜 (mētis) 와 오만(hubris) 에 대해
오디세우스의 지혜(mētis)는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상황을 읽고, 상대를 속이고, 순간적으로 가장 유리한 방법을 찾아내는 영리함에 가깝다.
가짜 신분을 만들고, 거짓 이야기를 하고, 상대에게 일부러 잘못된 정보를 주는 것 등이다. 그러나 오만(hubris)으로 일을 그르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여기서는 폴리페모스 사건과 세이렌의 노래 사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폴리메모스 사건
폴리페모스가 "네 이름이 뭐냐?" 고 묻자,
"Nobody(아무도 아니다)"라고 속인다.
그리고 폴리페모스가 잠든 사이 눈을 찔러버린다.
다른 키클롭스들이 와서 "누가 너를 공격했느냐?"고 묻자 폴리페모스는
"Nobody가 나를 공격했다!" 라고 한다.
그러자 다른 키클롭스들은
"아무도 공격하지 않았다니, 신의 벌인가 보군."
하고 가버린다.
하고 가버린다.
이게 오디세우스의 지략이다.
그런데 여기서 오디세우스의 치명적인 실수가 나온다.
배를 타고 도망가면서 자기가 누군지 밝힌다.
"내가 누구냐고? 나는 이타카의 오디세우스다!"
폴리페모스가 아버지 포세이돈에게 기도한다.
"저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해주세요."
그 기도를 포세이돈이 받아들인다.
이 장면은 오디세우스의 지혜와 오만이 아주 극적으로 대비되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 세이렌의 노래 사건
고대 그리스의 세이렌(Seirenes)은 여성의 얼굴·상체에 새의 몸이나 날개를 가진 존재로 묘사되었다.
그 노래를 들은 사람은 너무나 강하게 매혹되어 세이렌에게 다가가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른다.
세이렌의 노래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단순한 쾌락보다 지식에 대한 욕망과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건드리는 유혹으로 볼 수도 있다.
단순히 “맛있는 걸 줄게” 가 아니라,
“너만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려줄게.”
“너의 위대함을 인정해줄게.” 라고 말한다.
세이렌은 단순한 괴물이라기보다 인간의 욕망을 정확히 알고 파고드는 유혹으로 읽을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자신을 돛대에 꽁꽁 묶어달라고 말한다.
“나는 유혹에 넘어갈 것을 알고 있으니, 넘어가도 죽지 않도록 미리 나를 묶어놓겠다.”
오디세우스다운 현실적인 지혜인 것이다.
오디세이에서 추구되는 지혜는
자신의 욕망과 한계를 알고 “언제 침묵하고, 언제 속이고, 언제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야 하는가?” 를 판단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현명함 속에서 인간적인 욕망이 섞인 판단으로 실수를 하고,
의지력으로 유혹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유혹에 빠질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환경을 바꿔버렸다.
이것을 현대사회에서 적용해본다면 되려 인간미가 흐르는 지혜로운 영웅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편에서는 트로이의 목마, 스킬라와 카리브디스, 태양신 셀리오스의 소 등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한다.